강원도 홍천의 다섯 가지 명품에는 ‘홍천 찰옥시기’가 포함돼 있다. 홍천은 ‘옥시기의 고장’이라 할 수 있다. ‘옥시기’는 옥수수의 강원도 사투리다. 옥수수는 벼, 밀과 함께 세계 3대 식량작물로 멕시코와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벼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이다. 세계적으로 재배된 역사는 500년 정도로, 벼와 밀에 비해 매우 짧은 편이다.홍천지역은 사양토와 양토가 전체 밭 토양의 95.8%를 차지한데다 배수나 통기성까지 좋고, 재배지의 경사가 대부분 7~15% 정도로 물빠짐이 좋다. 여기에 평균 12.1℃의 일교차 등 고품질의 찰옥수
강상면 송학리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양자산의 주능선은 부드럽고 완만하다. 저 착한 산의 한 자락에 ‘산적, 악한들의 소굴’이 있었다.삼국시대 신라는 제24대 진흥왕을 맞아 전성기를 누리며 한강유역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고구려 땅이었던 한강유역을 신라가 점령해 지배자가 되자 고구려 유민들은 양자산의 북쪽 기슭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산중의 분지로 피신해 터를 잡았다. 남북으로 이어지는 이 지역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기에 고구려 유민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산적행위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이후 유민들은 화전을 일구고 숯가마를 만들어 숯을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국화國花다. 1945년, 필자는 나라를 잃은 이 땅에서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를 다녔다. 교실에는 일본 국기가 걸려 있었고 일본 국가를 불렀다. 남의 나라 글인 일본어 책으로 공부했고, 잠시 활짝 피었다가 우수수 지고 마는 ‘벚꽃’을 국화라고 배웠다. 그해 여름방학이 끝나고 등교를 하니 일본인 교사들은 보이지 않았고 우리나라 선생님이 한글을 가르쳐 주셨다. 그때 처음으로 태극기를 보았고 애국가도 불렀으며 무궁화가 우리나라 국화인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기에 이렇게도 충격적인 변화
“술 없어도 살 수야 있겠지만, 술 없는 세상에는 살고 싶지 않다.”‘한국 주조사의 큰 별’로 남게 된 배상면 회장의 철학이자 자신이 창업했던 배상면주가의 창업정신이다. 배상면 회장은 ‘술의 고장’ 경기도 포천에 전통술 문화센터 ‘산사원’을 설립하고 이곳에 가양주문화관과 판매장터를 열고 산사정원까지 펼쳐 놓았다.우리 전통술 문화의 특징은 가양주문화라고 할 수 있다. 대량생산의 공업적인 주조가 아니라 집에서 담가 봉제사 접빈용으로 마신 것이 술문화의 중심이었다. 산사원에서는 우리의 술문화를 좀더 쉽게 알 수 있도록 조선시대 반가여인의
충북 영동은 우리나라 최대의 과일 산지다. 사과·배·감귤·단감·포도·복숭아를 우리나라 대표과일 6개로 꼽는데, 영동에서 주로 생산하는 과일은 포도·복숭아·감·사과·자두·배 등이다. 여기에 더하여 블루베리·호두 등도 생산하고 있다.백두대간의 한 자락, 금강이 S자를 그리며 아름다운 절경을 연출하는 곳에 자리 잡은 영동은 민주지산에서 천태산으로 이어지는 긴 산줄기가 병풍 역할까지 해주고 있다. 이러한 지세는 과일생산의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일조량이 풍부하고 밤과 낮의 기온 차가 크다. 바로 영동이 ‘과일의 성지’로 발전할 수 있게 한
옥수수는 쌀 그리고 밀과 함께 세계 3대 곡물 중의 하나다. 우리 국민의 주식主食인 쌀은 50년 전인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일제의 수탈, 광복 후의 혼란상과 연이은 전쟁 등으로 생산량이 부족했다. 여름이 오고 옥수수가 익으면 훌륭한 보완식품이 되었다. 아파트 이웃 할머니의 말로 당시의 시대상을 돌아본다.“내 고향은 산 좋고 물 좋은 강원도야. 지금 고향 친정마을에 가보면 별천지가 따로 없지. 식량뿐 아니라 모든 것이 풍요로워. 내 어릴 적 고향 산골에는 논이 없었어. 지금은 댐이 생겨서 쌀농사도 짓지만 그 시절엔 온통 옥수수
충남도청 소재지 홍성은 고려 땅의 고을 ‘운주’로 출발, 1018년 ‘홍주’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후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1895년에 군郡이 되었고, 1914년에는 결성군과 통합하면서 ‘홍성군’이 되었다. 3개 읍, 8개 면의 인구 10만 명의 천년의 역사를 지닌 고을 홍성. 이곳은 2013년 새로운 도청소재지로 선정되면서 크게 도약하고 있다.홍성군을 관통하는 서해안고속도로를 기준으로 동쪽에는 홍성군에서 가장 높은 오서산이 솟아 있고, 서쪽에는 간월호와 천수만의 서해바다가 펼쳐져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바다의 특산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했다. 봄이 왔는데 세상 돌아가는 모습은 봄 같지 않다. 그런 가운데 가평으로 취재를 나섰다. 언제나 이맘때면 경춘선 전동차 안은 화사한 봄옷 차림의 상춘객들로 붐비고 60번 서울춘천고속도로는 나들이 차들로 생기가 넘쳤다. 그런데 경자년의 봄은 불행하게도 그렇지가 않다. 코로나19 때문이다.북배산을 찾는데 남이섬을 안 들를 수 없다. 역시나 넓은 주차공간을 가득 메웠던 관광버스는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찾은 남이섬은 ‘나미나라공화국’이라 불리는 ‘상상의 나라’가 돼 있었다. 입국수속(매표)장에는